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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 _ 붕대감기 │윤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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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계속 노션에서 독서 기록을 뒤적이고 있다.

읽고 있는 책을 다 읽지는 않고..

가끔 이런 탐방도 좋다.

탐방하기 위해 기록을 남겨둔거니까.

 

책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아도

다시 봐도 여전히 좋은 구절들이 많은 책이다.

 

책의 몇몇 구절들과

마구 떠오르는 내 생각을 조금 적어본다.

 

사람들은 자기 머리카락에 필요한 시술을 받기 위해 때맞춰 미용실을 찾는 일을 귀찮아했다.
요즘은 무엇이든 그랬다. 음식점에서는 복잡하게 이것저것 골라야 하는 단품 메뉴보다 주방장이 '오늘의 특선'으로 정해 내주는 오마케세 메뉴가 각광받았다.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씩 큐레이터가
구색을 맞춰 선별한 과일과 채소 꾸러미를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끈 지 오래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했다. 그것을 숙고하는 데 들일 시간과 집중력과 에너지가 없었다. 타인이 선택을 하고 먹기 좋게 만들어 입에 직접 떠 넣어줘야 소비를 했다.

 

내가 필요로 하는게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내 삶이니까 내가 들여다 봐 주어야 한다.

 

사소하게는 쇼핑리스트를 작성한다.

어떤 식재료를 사면 어떻게 조합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남기지 않을지를 고민한다.

물건을 사기 전엔 하나 이상의 쓰임이 있는지,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고민한다.

대학원과 직장 생활을 병행할지, 학원에 다니며 새로운 것들을 배워볼지.

하지만 어떤 것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라

자꾸만 결정을 미루게 된다.

 

어느 날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가도

또 어느 날은 파도를 타고 싶다.

 

사랑하는 딸, 너는 네가 되렴.
너는 분명히 아주 강하고 당당하고 용감한 사람이 될 거고 엄마는 온 힘을 다해 그걸 응원해줄 거란다.
하지만 엄마는 네가 약한 여자를, 너만큼 당당하지 못한 여자를,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여자를,
겁이 많고 감정이 풍부해서 자주 우는 여자를,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그저 평범한 여자를,
그런 이유들로 인해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네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나도 나는 너를 변함없이 사랑할 거란다.

 

이 구절을 세상의 모든 딸들이 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강하고 사랑스럽다.

 

옛날에는 너무 지겨웠는데. 세상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안 변할까, 대체 어떻게 해야 이게 변할까 싶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너무 빨라. 빨라서 어지럽고 울컥거릴 때가 많아. 그런 걸 보면 네가 하는 말들이 틀린 게 없는 것 같아. 우린 승객이었을 뿐, 그동안 이 버스에서 한 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었던 거지. 그런데 이제 처음으로 스스로 운전을 할 기회가 주어진 거야. 그래서 이렇게 어지러운 거겠지. 방향 하나하나, 신호 하나하나, 승객들 한 명 한 명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니까. 세연이 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이 될 거잖아. 나는 아무 이름도 갖고 싶지 않고, 끼워달라는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나는 단지, 표를 사는 법을 몰라서, 멀미가 너무 심해서, 집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아니면 그냥 길을 잃어서, 멍한 얼굴로 읽을 수 없는 노선표를 들여다보며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 곁에 있고 싶어. 자기 삶이 잘못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무섭고 외로워서 그 사람들이 울고 있을 때, 다가가서 그렇지 않다고 말해줄 거야. 그 사람들에게도 누군가가 필요하니까.

사회초년생 버프는 내가 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선물이다.

그리고 부모님 세대와 일을 해야 하는 나.. 괜시리 곱씹게 된다.

어리숙한 사람들과 소외되는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도록 하자.

감사하고 반성하게 된다.

 

이 외에도 좋은 구절들이 많은 책이다.

어떤 기회로 접해서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봐도 마음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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